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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광고

진짜 영화배우가 등장한 한 컷의 광고 둘,진짜 영화 같은 광고 영상 하나.

UpdatedOn September 04, 2014

프라다 + 제임스 맥어보이
프라다 광고의 모델이 누가 될 것인지, 매 시즌 기대하게 된다.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는 신예부터 굵직한 중년 배우까지 매 시즌 새로운 배우들이 등장해 한 컷의 이미지 속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친다. 이번 시즌 프라다의 남자는 제임스 맥어보이. 짙은 흑백 화면 속에 잔뜩 움츠린 어깨와 코트 주머니에 깊게 찔러 넣은 두 손, 엉거주춤한 걸음걸이에선 고독한 사내의 담담한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회색 콘크리트와 돌로 이뤄진 근엄한 분위기의 배경은 독일 아방가르드의 오마주. 비릿한 회색 바다의 향이 느껴지는 이 한 컷은 그간 프라다의 광고 중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기록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꾸뛰르 컬렉션 + 샘 라일리

스테파노 필라티가 합류한 후, 제냐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혁신적인 진화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광고에는 배우 샘 라일리가 전도유망한 젊은 리더의 모습을 열연했다. 광고 캠페인 속에서 그는 무심한 시선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새로운 시대의 리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뒤에 8명의 회색 수트를 입은 남자들은 사회 지도층을 암시하며, 샘 라일리와 대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영화의 한 장면을 캡처한 듯한 광고는 스테파노 필라티의 진두지휘 아래 사진가 듀오 이네즈 & 비누즈의 손을 거쳐 새로운 리더십과 남성복의 우아함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돌체&가바나 + ‘Once Upon a Time’

돌체&가바나의 영상은 장르를 따지자면 고전적인 판타지 영화에 가깝다. 돌체&가바나의 숲은 이번 시즌 영감의 근원인 노르만 왕들이 지배하고 있고, 욕망에 가득한 남녀들이 한가로운 파티를 즐긴다. 달콤한 멜로디가 흐르는 가운데 비장하고 음침한 기운이 뒤엉켜 의미심장한 눈빛이 오가고,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계속된다.

마치 고전 의상을 그대로 입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음악, 의상, 배경 연출의 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다시 영상을 천천히 돌려보면, 양가죽 코트와 니트에 자수와 스터드 장식을 더해 갑옷처럼 표현했고, 머리에 꼭 맞는 니트 후드를 썼다. 벨벳과 스터드로 장식한 모피 신발, 자수로 뒤덮은 장갑, 노르만족의 문장 프린트 등 실제 이번 시즌 컬렉션 옷들이 담겨 있다. 오묘한 분위기의 영상 속 의상을 살펴보는 재미가 흥미진진하다.

휴고 보스 + 스콧 이스트우드
이번 시즌 보스의 광고를 보면, 누군지 한번에 알아채지는 못해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거다.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젊은 시절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의 아들 스콧 이스트우드가 이번 시즌 보스 남성 라인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제이슨 우가 아티스틱 디렉터로 보스에 합류하며 선보이는 첫 번째 광고인 만큼 새로운 변화와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작업엔 특별히 신중을 기했다. 스콧 이스트우드는 다부진 체격에 강렬한 눈빛으로 강인한 보스 맨을 표현했다. 이렇다 할 상황 설정이나 드라마틱한 장면은 아니지만 짙은 흑백의 이미지 안에서 진지한 표정이나 미묘한 몸짓은 충분히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겐조 + <토일렛 페이퍼>

겐조의 영상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과 그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첫 장면부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떠올랐다. 영화를 본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색감이나 연출력에 대한 잔상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 그랬을지도 모른다.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는 불안하고 광적인 요소들이 짙게 드리우니까. 겐조는 그의 어두운 기운은 살짝 걷어내고, 강렬한 색채 대비와 천재적인 상상력에, 지난 시즌에 이어 <토일렛 페이퍼> 매거진과 협업해 독특하고 장난기 넘치는 아이디어를 더했다. 그렇게 강렬하고, 유머러스하고, 묘하게 빠져들게 되는 몽환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부조화스러운 각각의 장면들은 하나의 판타지로 묶여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보는 듯한 환상을 준다.


디스퀘어드2 + ‘Boys in Jail’

이 장면을 본 적이 있다. 2014 F/W 디스퀘어드2 컬렉션 현장이 이 영상과 대동소이했다. 쇼장에서 촬영했다고 해도 의심하지 못할 정도로 흡사하다. 그만큼 주제는 아주 명확하다. ‘교도소 창살 너머 죄수들의 삶’이라는 다소 특이한 주제. 영상은 미스터리 심리 수사극의 인트로 영상처럼 꾸며졌다. 광기 어린 ‘배드 보이’들의 표정과 담배 연기, CCTV 화면, 비디오테이프를 거꾸로 돌린 화면을 교차 편집해 혼란스러움을 가중했다. 불량스러운 죄수들과 거친 교도관, 성직자 등 서로 대비되는 관계들이 뒤섞여 있다.
퇴폐적이고 트렌디한 영국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Assistant: 신정윤
editor: 최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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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istant 신정윤
Editor 최태경

2014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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